해수어를 키워보니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시작은 단순했어요. 첫째가 오키나와에서 “니모 키우자”고 해서 한참을(약1년) 고민하다가 집안에 들이게 되었죠.
사실 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걸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물고기는 더 그렇구요.
자칫 잘못하면 집안에 냄새가 날까 봐, 손이 너무 많이 갈까 봐 그게 싫었었죠.
그래도 아빠 마음이 그렇잖아요. 결국 딸의 바람대로 어항을 들이게 되면서 제 일상도 같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먼저 바뀐 건 생활 규칙이었어요.
저희집 어항은 주 1회 환수는 기본이고, 저는 40큐브 기준으로 한 번에 6L 정도 환수를 해주고 있어요.
해수염은 환수 1회당 대략 1,000~2,000원 정도 들어가더라고요.
어항에 쓰는 물은 초순수로 쓰고있어요. 초순수 20L에 1만 원 수준이라, 환수와 증발로 인한 보충수(한 주에 2L 정도)까지 합치면 한 달 물값만 대략 2만 원 안팎이더라구요. 여기에 소모품까지 더하면 고정비가 더 나가게 되더라구요.
청소는 더 디테일합니다.
양말필터는 하루에 한 번 헹궈줘야 하고, 스키머 컵도 꾸준히 비워야 하죠. 유리면의 이끼는 제거하지 않으면 어항 냄새의 시작이라 주기적으로 긁어주고 있습니다. 리턴모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분해해서 청소하고 있어요.
처음엔 “굳이 여기까지?” 싶었는데, 청소 및 정비를 안 할 경우 소음,유량,수질이 나빠지게 되어 빼먹지 않고 하고있습니다.
이런 자잘한 관리사항이 모이게 되어 어항 컨디션이 최선으로 유지되더라고요.
여름은 또 다른 전쟁이었어요.
수온이 1~2도만 올라가도 물고기랑 산호 컨디션이 안 좋아지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결국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둬야 했어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지만,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더라고요. 온도 관리는 해수어의 가장 날카로운 변수였어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일들도 있어요.
‘히치하이커’라고, 내가 들인 적 없는 이상한 생물이 섞여 들어오기도 해요.
솔직히 좀 징그러워요. 보이면 바로 격리하거나 제거해야 마음이 편해요.
이유 없이 누군가가 떠나는 날도 있어요. 수치가 멀쩡한데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자책과 함게 현타가 오더라구요.
그날은 물이 더 차갑게 느껴지고, 어항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게 돼요.
힘든이야기를 먼저 했지만, 그래도 좋은 순간은 있어요.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어항 앞에서 인사하는 모습, “오늘은 내가 먹이 줄래!” 하며 산호 먹이를 살살 떨어뜨리는 아이들의 손, 물 흐름을 타고 산호 촉수가 가볍게 흔들릴 때, 니모들이 이쪽 저쪽 헤엄치며 서로를 피해가는 작은 동선이 보일 때,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그리고 제 마음의 안정을 갖을수 있은것 보니, ‘이 취미를 왜 하냐’는 질문에 대답이 생겼어요. 힘든 만큼 돌려받는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만약 해수어를 시작하시려는 분이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멋진 바다를 집에 들이는 일”은 단순히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만으로는 오래 가기 어려워요.
진입 전에 비용·시간을 솔직하게 적어보세요. 한 달 물값 2만 원 안팎, 해수염·소모품, 계절 전기요금, 주 1회 환수 시간, 매일 5~10분 청소 시간을 적어보고, 그게 괜찮겠다 싶으면 시작해도 좋아요.
그리고 처음엔 욕심내지 말고, ‘관리 가능한 규모’에서 천천히 늘려가세요.
그게 실패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어요.
저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에요. 힘든 날이 있는 만큼, 보람 있는 순간도 분명히 와요. 아이들이 어항 앞에서 속삭이는 아침 인사, 물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움직임들, 그 사이에 제가 있어요.
시작은 망설였지만, 지금은 제 하루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취미가 되었어요.
다만, 마음다짐은 꼭 하고 들어오면 좋겠다는 바람 입니다.(정말 쉽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