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환율 30원 급락의 이유? ‘구두개입’ 뒤에 남은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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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하여/시장 이벤트

연말 환율 30원 급락의 이유? ‘구두개입’ 뒤에 남은 생각들

by 파도위의그래프 202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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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은 기록으로 남을 만한 하루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찍었다가, 하루에 30원 넘게(종가 기준 33원 수준) 급락하며 1450원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한국경제가 하루아침에 좋아져서 원화 가치가 오른 것도, 혹은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는 이벤트가 터진 것도 아닌데 이렇게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이건 자연스러운 흐름만으로 설명이 되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고요.
이날 외환당국은 개장 직후 메시지로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정책 실행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어요.
말의 수위가 꽤 셌고, 시장도 그 말을 ‘그냥 말’로만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구두개입 직후 환율이 급하게 밀린 흐름이 보도됐고, 기사에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가능성까지 거론됐습니다. (경향신문)

어디서 물량이 나왔느냐?

장 직후 1480원을 터치하자 JP모간, BNP파리바 같은 외국계 은행 창구를 통해 대규모 달러 매도 주문이 쏟아졌고, 1480원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그래프가 수직으로 내려갔다고 하죠. (뉴스핌)
한편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 보도가 있었고, 시장에서는 실제 물량 개입 해석도 함께 나왔습니다. (경향신문)
저는 이날 하루 이 모습을 보면서, “의지 표명 → 즉시 반응 → 이어지는 실물(혹은 그에 준하는) 공급” 이 흐름이 너무 교과서적으로 깔끔해서 오히려 불편했습니다.
요즘 1분봉을 보면 바코드처럼 위아래로 찍히는 구간이 자주 보이는데, 이런 때가 대개 ‘가격을 특정 선 위로 못 올리게 누르는 힘’이 시장에 걸렸을 때랑 닮아 있거든요.

최근들어 자주 보이는 원달러 환율 바코드 차트

왜 하필 연말에 이렇게까지 했을까

제가 가장 크게 봤던 키워드는 연말 종가입니다.
연말 종가가 낮아지면 겉으로 좋아 보이는 숫자가 꽤 많아요.
기업의 외화부채 평가도 그렇고, 금융기관 건전성 지표(BIS 같은)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연말 숫자 관리(종가 관리)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박종훈의 지식한방)
이데일리(마켓인) 기사도 이런 맥락을 이어갑니다.
12월 24일 환율이 30원 넘게 급락했고, 당국 메시지와 함께 “국민연금·수출기업 실탄도 대기”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즉, 말로만이 아니라 ‘추가 공급 여력’이 주변에 있다는 신호 자체가 시장을 누르는 역할을 했다는 거죠. (마켓in)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제 개인적인 불신이 커지는 지점이에요.

‘실탄’이 연금과 기업 달러라면, 그다음은?

언론 표현대로라면 실탄이 “국민연금(환헤지) + 수출기업 달러 매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구도가 마음에 걸립니다.
연금은 결국 미래 세대의 노후자금이고, 기업이 쥐고 있는 달러는 경영 안정성과 투자, 위기 대응을 위한 돈이에요.
지금 당장의 환율 숫자를 잠깐 예쁘게 만들기 위해 그 자원을 끌어다 쓰는 느낌이 강해지면, 시장 신뢰가 오히려 갉아먹힐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이거예요.
근본 원인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물을 계속 붓다가 물(실탄)이 떨어지면 그다음은 뭐로 막을까요?
그때는 더 가파른 급등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저는 그동안 블로그에서 계속 “근본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해왔습니다.
환율이 불안한 이유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라면, 24일 거액을 이용해서 만든 처방도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나면 안 되거든요.

제가 보는 근본 처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미 금리차 문제를 더 이상 ‘시간’으로 덮지 않는 것.
둘째, 재정과 통화량에 대해 다시 점검하여, 돈 가치 하락을 막는 것.
지금처럼 “1480원 찍으면 개입”, “연말엔 더 강하게”가 반복되면 시장은 더 영리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한 번은 먹히더라도, 두 번부터는 ‘개입이 끝나는 지점’만 노리게 돼요.
결국 방어가 아니라 지연전이 됩니다.

마무리

12월 24일의 환율 하락은 ‘안정’이라기보다 ‘연출된 안정’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당국의 강한 발언과 시장에서 관측된 대규모 달러 공급이 맞물리면서 숫자는 내려왔지만, 근본 원인이 해소됐다는 신호는 아직 약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 이벤트가 오래가지 못하는 땜질 처방으로 끝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요.
덧)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가 뉴스를 보고 투자자 관점에서 정리한 개인적 의견입니다. 해석이 틀릴 수도 있고, 정책 판단에는 더 많은 변수와 내부 정보가 있을 수 있어요.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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