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 최대 부채 국가라는 말을 이따금 듣곤 하였어요.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뜯어보았을 때, 단순히 “총부채가 크다 혹은 작다”보다 빚을 지고 있는 주체가 누구인가가 더 중요한 포인트로 보였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면 일본은 정부 부채 비중이 크고, 한국은 가계 부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이 구조 차이가 위기 때 체감 충격을 갈라놓는 경우가 많았어요.
표1.주요국 정부부채 지표의 변화(2016 → 최근)
GDP 대비 %, IMF WEO DataMapper의 일반정부 총부채 지표
| 국가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 미국(USA) |
107.4 |
106.4 |
107.6 |
108.8 |
132.5 |
125.0 |
119.1 |
119.8 |
122.3 |
125.0 |
| 일본(JPN) |
232.4 |
231.3 |
232.4 |
236.4 |
258.4 |
253.7 |
248.2 |
240.5 |
236.1 |
229.6 |
| 영국(GBR) |
87.8 |
86.7 |
86.3 |
85.7 |
105.8 |
105.1 |
99.6 |
100.4 |
101.2 |
103.4 |
| 프랑스(FRA) |
98.1 |
98.7 |
98.5 |
98.1 |
114.9 |
112.8 |
111.4 |
109.6 |
113.1 |
116.5 |
| 이탈리아(ITA) |
134.2 |
133.7 |
134.2 |
133.9 |
154.4 |
145.8 |
138.3 |
134.6 |
135.3 |
136.8 |
| 독일(DEU) |
68.3 |
64.0 |
60.8 |
58.7 |
68.0 |
68.0 |
64.4 |
62.4 |
63.5 |
64.4 |
| 한국(KOR) |
39.1 |
38 |
37.9 |
39.7 |
45.9 |
48 |
49.8 |
50.5 |
49.8 |
53.4 |
(단위: GDP 대비 %, IMF WEO DataMapper의 일반정부 총부채 지표)
일본은 숫자 자체가 매우 높습니다.
다만 “꾸준히 폭발적으로 늘어서”라기보다는, 높은 수준이 장기간 유지되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IMF)
참고로 같은 그래프에서 한국은 56.7%로 표시됩니다(상대적으로 낮은 편). (IMF)
표 2. 한국 vs 일본 ‘민간부채’ 구성(가계/기업)
한국 가계 부채 TREND (출처 : FRED)
일본 가계부채 TREND (출처 : FRED)
| 구분 |
한국 |
일본 |
| 가계(가계+비영리 포함) 부채 |
89.7 |
64.0 |
| 비금융기업 부채 |
110.8 |
115.3 |
(단위: GDP 대비 %, BIS 자료를 FRED가 제공 / 2025년 2분기)
표 1만 보면 “일본이 더 위험해 보이는” 인상이 강한데, 표 2를 같이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한국은 가계 부채가 GDP 비율 대비하여 더 큰 상황이고, 일본은 가계 부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 3. 한국 가계부채에서 ‘부동산(주택담보)’ 비중이 큰 이유
한국은 가계부채 자체도 부담인데, 그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구조적으로 취약성을 키웁니다.
| 항목 |
잔액(조원) |
비중 |
| 가계신용(총) |
1,913.8 |
100% |
| 가계대출 |
1,845.0 |
96.4% |
| └ 주택담보대출 |
1,159.6 |
(가계대출 대비) 약 62.9% |
| 판매신용 |
68.8 |
3.6% |
(한국은행 ‘가계신용’ 자료, 2025년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에 레버리지가 얹히는 구조라, 금리 상승이나 경기 둔화가 오게 되면 버티는 힘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산 가격이 단순히 횡보만 하더라도, 원리금이 소비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되죠.
여기서 핵심은 부채의 규모보다 조정이 어떤식으로 얼마나 빠르게 나타나느냐입니다.
정부는 세입·지출·만기구조 조절로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가계는 매달 현금흐름이 막히게 되면 조정이 바로 체감될 수 있습니다.
엔화는 준기축통화, 원화는...
IMF의 SDR(특별인출권) 가치 바스켓은 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 5개 통화로 구성됩니다.(IMF)
IMF COFER(각국 외환보유액의 통화 구성)에서도 엔화는 주요 통화로 따로 집계되고, 비중은 최근 분기 기준 대략 5~6%대에서 움직입니다. 반면 원화는 COFER에서 “기타 통화” 묶음으로 들어가는 성격이 강합니다(개별 통화로 지속 공표되는 그룹에 속하지 않음). (IMF eLibrary)
이러한 차이는 위기 때 해외에서 자금이 빠질 때의 압력과 조달 비용/환율 변동성에서 체감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본은 정부의 부채는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반면에 한국은 과도한 가계대출 충격이 일상생활로 빨리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결론 : 두 국가에 대한 비교
제 생각에 조금더 부채에 대해 경계해야 할 쪽은 ‘가계 대출 증가 및 +부동산 쏠림’이 심한 한국이라고 봅니다.
표 1을 보면 일본은 “정부부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숫자만으로 일본의 단기 취약성을 판단하면, 핵심을 놓치기 쉽습니다.
일본의 부채는 주로 정부에 쌓여 있고, 일본은 엔화라는 통화의 국제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래서 충격이 와도 정부가 만기 구조를 조정하거나 정책으로 시간을 벌 수 있는 여지가 비교적 큽니다.
물론 이것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충격이 퍼지는 속도와 형태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표 2와 표 3을 같이 보면 한국의 약점이 더 또렷해집니다.
한국은 정부부채 비율이 일본보다 훨씬 낮아 보이지만, 가계 쪽 레버리지가 높고, 그 레버리지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쌓여 있다는 점이 문제의 성격을 증폭시킵니다.
부동산은 가격이 횡보하여도 현금이 잘 돌지 않습니다.
거래가 줄면 유동성이 먼저 마르고, 그 상태에서 이자 부담이 길어지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면서 버텨야 합니다. 이때 소비 위축은 내수 둔화로 이어지고, 내수 둔화는 소득·고용의 압력으로 돌아와 다시 가계의 상환 능력을 흔듭니다. 즉, 단순히 부채가 높은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부채가 현금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소진시키느냐입니다.
그래서 저는 위기는 정부가 아니라 가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정부부채는 보통 재정·금리·정책 신뢰의 문제로 천천히 쌓이지만, 가계부채는 금리와 경기의 변화가 오면 연체·소비·심리로 즉시 전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부동산 중심의 부채 비중이 큰 구조에서는, ‘자산가격이 크게 무너지지 않아도’ 거래 절벽과 이자 부담만으로도 체감 충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합니다. 일본이 더 위험하다 혹은 한국이 더 위험하다로 끝내기보다, 한국에서는 국가부채 순위보다 가계 현금흐름이 약해지는 신호를 먼저 보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저는 앞으로 이런 지표를 더 앞에 두고 보려고 합니다.
가계 이자부담(금리), 연체율, 주택 거래량처럼 시장에서 돈이 잘 순환 되는가, 순환이 막혔는가를 보여주는 신호들이요.
만화 모아보기
이 글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지 투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투자에 관한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