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는 수익이 아니라 변동성을 견디는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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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하여/여러가지 이야기

장기투자는 수익이 아니라 변동성을 견디는 계약

by 파도위의그래프 202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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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을 시작한 지 이제 만 5년 5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주식을 처음 접했을때는‘장기투자’가 되게 단순한 그림처럼 느껴졌습니다.
자전거 타고 완만한 평지 달리다가 깃발이 있는 목적지를 찍는 느낌이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장기투자는 결국 “나는 이정도 변동성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에 사인하는 계약에 더 가깝더라고요.
투자로 인한 수익은 그 다음 문제였고요.

제가 처음 산 미국 주식은 애플이었습니다.
매수하던 시점은 애플이 액면분할을 마지막으로하던 2020년 8월 쯤이었고, 그때 매수한 것을 지금까지 들고 있어요.
당시엔 지수추종 패시브인덱스펀드 ETF라는 걸 잘 몰랐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 지수추종 패시브인덱스를 알았다면 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추종 ETF를 먼저 샀을 것 같아요.
(제 투자 성향은 개별 기업 하나하나 이슈에 흔들리는것 보단 시장에 돈을 묻어 마음편하게 일상생활을 하는거거든요)
하지만 이미 애플로 매수를 시작했으니까요.
애플을 매수하고 대략 1~2년 정도는 수익과 손실을 계속 오락가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이게 맞나?” 싶은 마음이 자주 들었어요. 장기투자라고 해놓고도, 매일 계좌를 들여다보며 마음이 흔들렸었죠.

그러다 2021년 중반쯤부터는 지수 ETF를 중심으로 매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말까지는 정말 멋지게 올라갔어요.
솔직히 그때는 ‘아, 나는 이제 주식의 고수구나!’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장기투자는 그 다음부터 시작이더라고요.

2021년 말 이후, QT와 금리 인상이 이어졌고, 우-러 전쟁까지 겹치면서 고통스러웠던 하락장이 1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나스닥이 1년 동안 40%가량 빠졌던 그 시기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퇴학당하던 시기였어요.
→ 여기서 말하는 ‘퇴학’은 하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혹은 큰 손실을 보고 시장을 떠나는 걸 뜻합니다.
저도 그 시장이 하락하는 1년 동안 계좌가 뼈저리게 아팠습니다.
단순히 수치로 -30%, -40% 하락 한 것이 아니라, 매일 마음이 깎이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버틴 힘은 의외로 ‘혼자가 아니었다’는 소속감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미국 지수추종 커뮤니티를 하면서요. 그곳에서도 저처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모두 다 같이 고통스러운 하락장을 맞이하였고, 다 같이 버틴다는 분위기에서 묘한 동료애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그 와중에 SQQQ(나스닥 숏 3배) 같은 상품으로 헷징하면서 수익을 내는 분들도 있었어요.
솔직히 부러웠죠. 다만 그건 제 능력 밖이라 생각했습니다.
부럽다는 것과 그것을 보고 그 매수방법을 따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더라고요.
저는 그 분을 응원만 하였고고, 따라하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하락장은 저한테 몇 가지를 아주 선명하게 가르쳐줬어요.

첫째, 미국 주식 시장이 단순하게 마냥 오르는 곳은 아니라는 것.
둘째, 하락을 대비하려면 헷징을 하든 안 하든, 최소한의 현금 완충재는 필요하다는 것.
셋째, 레버리지를 하더라도 안전한 범퍼는 두고 해야 한다는 것.
이게 말로만 들을 때와, 계좌로 하락을 직접 맞아 경험해 볼 때 느낌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끝까지 놓지 않은 기준이 있었습니다. 하락장에서도 지수 ETF와 애플 개별주는 절대 팔지 않았어요.
금리 인상을 하든, 전쟁이 터지든, 미국 브랜드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고 봤습니다.
그 브랜드는 위기 속에서도 연구하고 개발하고, 결국 자기 자리를 지키더라고요.
그래서 하락 중에도 투자금을 계속 넣었습니다.
시장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여도, ‘미국이 결국 버티는 구조’라는 쪽에 배팅한 셈이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 제 전체 계좌는 수익률이 100%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정확히 언제 얼마에 사고팔아서” 같은 멋진 이야기는 없어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오르고 떨어지든, 정기적립을 꾸준히 계속했었고, 흔들릴수도 있는 마음을 다시 잡고 당시 상황을 그냥 지나갔을 뿐이에요.

결국 제가 느낀 장기투자의 핵심은 이거였습니다.
장기투자는 “수익을 내겠다”가 아니라, “내가 시장의 변동성을 견디겠다”는 약속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게 해주는 건 의지가 아니라, 미리 정해둔 규칙과 완충장치였어요.
하락장은 끝내 나를 시험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투자 방식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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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지 투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투자에 관한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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