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 정말 서학개미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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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하여/여러가지 이야기

환율 폭등, 정말 서학개미 탓일까?

by 파도위의그래프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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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가 환율을 올렸다는 기사들

요즘 뉴스와 신문기사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서학개미가 달러를 사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저도 미국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는 중이라, 이런 프레임이 나올 때마다 실제로 원인이 맞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한 번 정리해보려고 했어요.
하루 외환거래 규모, 서학개미 매수 금액,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과의 관계, 한·미 금리 역전현상, 한국 M2 통화량 증가율까지 가능한 한 숫자로 풀이해 보겠습니다.

최근 메인 뉴스에 올라오는 기사들


외환은행 vs 서학개미, 수치로 비교해보는 실제 크기

현재 한국 외환시장에서 외환은행들이 거래하는 2025년 3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은 스팟 348.6억 달러, 파생 479.8억 달러, 합계 "828억 달러"입니다.
같은 시기 금융예탁결제원 집계 기준, 서학개미들이 해외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 한 달의 순매수 규모는 약 68억 달러(한 달) 수준이에요. 이를 22 거래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3억 달러" 정도고요.

정리하면,

  • 외환시장 하루 전체 거래 금액: 828.4억 달러
  • 서학개미 하루 순매수 금액 : 약 3억 달러

외환시장 외환은행 거래량 대비 서학개미 거래량은 상당한 미미한 0.3~0.4% 수준입니다.
이 정도의 규모를 두고 “환율 급등의 주범”이라고 말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
저는 여기서부터 의문이 생겨요.

2025년 6월~11월 달러 인덱스 99횡보, 동기간 원달러 환율은 1,350원 →1,470원

2025년 1월 초 달러 인덱스(DXY)는 109를 넘어서며 2년 만의 고점을 찍었어요. 현재 11월 14일 기준 DXY는 99.0 근처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올해 안에 달러의 가치는 고점 대비 약 10% 약세 쪽으로 움직인 거죠.

반대로 원·달러를 보면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환율 히스토리를 보면 2025년 평균 환율은 1달러당 1,414.96원, 연중 고점은 4월 8일 1,487.07원, 저점은 6월 30일 1,350.18원으로 집계돼요.
하지만, 11월 들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월 3일 1,430.65원, 11월 7일 1,461.07원 11월 14일 장중 최고 1,475.73원까지 터치 후 현재는 1,450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죠.

즉,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9에서 99로 하락하였고, 원달러환율은 지난 6월 1,350원 저점 이후 다시 1,470원대까지 재 상승하는 모습으로 이는 달러와 원화의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걸 “서학개미가 달러를 너무 많이 사서 그렇다”라고 탓하기에는, 현재 국제정세 그림과 맞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과 동아시아 통화 블록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입니다.
반면 미국 연준은 10월 회의에서 두 번째 인하를 하면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3.75~4.00% 구간으로 낮췄죠.
이는 단순 비교만 해도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최소 1.25%p 이상 높습니다.
이 정도 금리 차이가 나면, 글로벌 자금 입장에서는 원화보다 달러 자산을 들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구조예요.
여기에 더해서, 한국은행 보고서에는 올해 “최근 원/위안 동조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놨어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해질수록 달러·위안·원 세 통화가 같이 요동친다는 내용이고,
실제 한국은행은 다른 자리에서 “원화는 달러뿐 아니라 위안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라고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한·미 금리차가 1%p 이상 벌어진 상태에서 중국·일본 쪽 불확실성이 커지면 원화는 “동아시아 수출국 통화 바스켓”처럼 한꺼번에 할인받는 구조라는 겁니다.
이것은 개인이 달러를 투자를 위해 조금 더 샀다고 바뀌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통화량(M2) 4.9% → 7.2%, 6월 이후 국내 유동성도 다시 늘었다

인베스팅에서 나온 통화량(M2) 증가율 표를 보면, 2025년 5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4.9%까지 내려갔다가
6월 이후 숫자가 이렇게 바뀝니다.

  • 2025년 6월 5.8%
  • 2025년 7월 6.0%
  • 2025년 9월 6.4%
  • 2025년 10월 6.8%
  • 2025년 11월 7.2%

그래프 상으로도 2023~2024년 동안 내려오던 통화량 증가율이 2025년 6월 이후 다시 가파르게 우상향하는 트렌드입니다.

한국 통화량(M2) 검은색 화살표는 2025년 6월 (출처 : 인베스팅닷컴)
원달러환율 그래프 검은색 화살표는 2025년 6월(출처:구글파이낸스)

제가 준비한 원·달러 환율 그래프랑 이 통화량 그래프를 같이 놓고 보면, 6월 이후 통화량 증가율이 올라가기 시작한 시점과
원·달러 환율이 저점(1,350원대)에서 반등한 시점이 거의 겹칩니다.

통화량이 늘었다고 해서 환율이 1:1로 따라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내에서 원화가 다시 많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는 분명해요.
이 정도 규모의 유동성 변화와 금리차, 위안·엔 약세가 겹치는데 모든 책임을 서학개미 쪽으로 돌리는 건 균형 잡힌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서학개미에게 탓 하는 것은 IMF가 국민들의 과소비로 유발되었다는 논리와 같다

숫자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 한국 외환시장 하루 거래 828.4억 달러 vs 서학개미 하루 순매수 약 3억 달러
  • 달러 인덱스는 109 → 99로 약 10% 약세, 원·달러는 1,450원대
  • 한·미 금리차는 1.25% p 이상 역전,  원화는 달러와 위안화 그리고 엔화 움직임에 민감
  • 국내 통화량(M2)은 4.9% → 7.2%로 증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서학개미는 높은 미국 금리, 강한 달러, 국내 자산의 부진과 원화 약세라는 환경이 만들어 낸 결과이자 통로에 가깝다고 저는 봅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1순위 요인이라기보다는, 이미 형성된 흐름을 따라가는 작은 참여자에 가깝죠.

개인 투자자를 “환율 폭등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면,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해외 분산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어요.
정작 정부와 정책 당국이 책임져야 할 "금리 정책", "재정수립 및 수출 전략", "외환시장 구조와 안전판" 같은 큰 그림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요.

저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요.
“환율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과 환경이 만드는 것이다. 미래의 자신을 위해 자산을 불리려 노력하는 서학개미들을 탓하기 전에, 금리 역전현상, 무리한 통화량 증가, 위안화와의 커플링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

누군가를 탓하며 책임 요소를 잡기 위해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할 때, 숫자로 한 번 더 점검해 볼 여유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래 그림은 지금 전 세계에서 원화 가치가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줍니다.
이 정도면 서학개미 몇 명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과 구조적인 요인이 환율을 움직이고 있다는 쪽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지 않나요?

2025년 11월 14일 대한민국 vs 전세계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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