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채언덕에서
사계채 언덕에서 시작한 오후
사계채 언덕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우리 가족은 다시 비에이 드라이브를 이어갔어요.
이번 코스는 사계채 언덕 → 제트코스터 로드 → 팜도미타, 이렇게 세 곳을 찍고 남쪽으로 내려가 삿포로로 들어가는 동선이었어요.
첫 목적지는 사계채 언덕이었어요.
이곳은 말 그대로 커다란 화원 같은 장소였어요.
언덕마다 꽃이 다른 색으로 깔려 있어서, 어디를 봐도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지는 풍경이었어요.
날씨도 많이 덥지 않아서 바깥을 돌아다니기 부담이 없었어요.
우리 가족은 사계채 언덕 안을 걸어 다녀도 됐지만, 아이를 생각해서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선택했어요.
카트가 포토 스폿마다 잠깐씩 멈춰줘서, 그때마다 내려서 주변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한 바퀴를 다 돌고 나서는 카트에서 내린 뒤,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언덕을 조금 더 걸어 다녔어요.
결국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이니까요.
우리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일이라, 이곳에서도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사계채 언덕
제트코스터 로드, 한가로운 도로 위에서
사계채 언덕을 나와 차를 타고 조금 더 이동하니, 이번에는 제트코스터 로드가 나왔어요.
이름처럼 도로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길이었어요.
정말 한가로운 도로였어요.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고, 주변도 다 뻥 뚫려 있어서 풍경을 온전히 느끼기 좋았어요.
중간에는 차를 세우고 꼭대기 지점에서 사진도 찍었어요.
어떤 관광객들은 차 밖에 카메라를 달아놓고 영상을 찍으면서 천천히 달리더라고요.
“아, 이 길은 정말 영상으로 남기고 싶은 길이구나” 싶었어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도로를 찾으려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한가롭고, 주변이 전부 시원하게 열려 있는 도로는 흔치 않을 것 같아요.
운전하면서도 내내 “정말 신기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팜도미타, 라벤더와 아이스크림
도치타케영봉을 배경으로 팜도미타 라벤더 밭
제트코스터 로드를 지나, 우리 가족은 마지막 비에이 코스인 팜도미타로 향했어요.
여기서는 라벤더 밭도 보고 싶었고, 유명하다는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팜도미타에 도착해 보니, 보랏빛 라벤더 밭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뻤어요.
라벤더 밭 너머로 도카치다케 연봉이 보이는 풍경은 지금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요.
보라색 밭과 산 능선이 함께 보이는 장면은, “이 풍경을 다시 보러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팜도미타에서 라벤더 아이스크림
잠시 쉬면서 우리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어요.
여기서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어요.
우리 첫째가 갑자기 용기를 내더니, 카운터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쓰리 라벤더 아이스크림 플리즈…”
라고 주문을 하는 거예요.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아이스크림을 받고 나서는 또박또박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
라고 인사까지 하며 대화를 마무리했어요.
그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라, 라벤더 아이스크림 맛보다도 그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아 있어요.
우리 가족은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면서 라벤더 밭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더 찍었어요.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비에이에서 삿포로로, 도시의 밤으로
한가로운 비에이의 마지막
원래 계획은 점심을 먹고 바로 삿포로로 이동하는 거였어요.
하지만 비에이가 너무 좋아서, “조금만 더”를 몇 번 외치다 보니 오후 5시쯤이 되어서야 슬슬 삿포로로 출발하게 되었어요.
렌트카로 여행을 하니 이런 여유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정해진 기차 시간에 맞출 필요도 없고,
좋으면 조금 더 있다가, 피곤하면 조금 일찍 나가는 그런 여행이었어요.
비에이에서 삿포로까지는 대략 2시간 정도 걸렸어요.
해가 지고 어두워질 무렵 삿포로 시내에 도착했어요.
호텔 주차장은 만차라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어요.
하루 1100엔 정도였는데, 이런 구조는 일본 일반 호텔에서는 거의 기본인 것 같아요.
리조트나 고급 료칸이 아닌 이상, 주차 무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체크인을 마친 뒤, 우리 가족은 근처 야키니쿠 전문점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한국의 고깃집처럼 테이블마다 화로가 있고,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라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점원들도 친절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양념 소고기가 특히 맛있어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잘 먹었어요.
여행 중에 아이들이 고기를 잘 먹어주면, 그날 일정은 그냥 성공한 날 같은 느낌이 들어요.
012
삿뽀로에서 저녁
스스키노 교차로에서 남긴 네 식구 사진
저녁을 먹고 난 뒤, 우리는 삿포로 스스키노의 상징 같은 스스키노 교차로로 걸어갔어요.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교차로 한가운데에서, 우리 가족 네 식구 사진을 꼭 한 장 남기고 싶었어요.
문제는 네 명이 같이 나오게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마침 지나가던 일본 분 한 분이 먼저 다가와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주셨어요.
덕분에 네 식구가 모두 함께 나온 사진을 한 장 건질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참 고마웠어요.
낯선 도시 한가운데에서, 우리 가족사진 한 장을 위해 잠깐 시간을 내준 그 친절이 여행 기억에 조용히 남아 있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우리 가족의 비에이 오후 일정과, 삿포로에서의 짧은 저녁이 마무리되었어요.
다음 편에서는 다시 자연 속으로 들어가, 토야호수에서 보낸 이야기를 이어서 적어보려고 해요.
삿뽀로 스스키노 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