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 2025년 AI 주도 상승장을 지나오면서, 애플은 이상하게도 중심에서 한 발 비켜서 있는 느낌이 강했어요.
애플 주주인 제 입장에서는 그게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지난 2024년 WWDC에서 Apple Intelligence를 온디바이스 AI로 나온다고 했을 때는 기대가 컸었는데, 막상 출시 후 시장의 체감은 뜨뜻미지근했거든요. 애플 또한 AI를 개발한다는 말은 들리는데, 사람들에게 바로 바뀌는 장면이 선명하진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2026년 2월 17일 이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Apple Inc's … next trillion dollars of market value may not come from a new iPhone — it may come from Siri.”
("Apple Inc의 다음 1조 달러 시장 가치는 새로운 iPhone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Siri에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Wedbush 애널리스트 Dan Ives의 관점은 단순합니다.
애플의 다음 성장동력은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기기 판매’가 아니라, Siri를 중심으로 한 AI 수익화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먼저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Dan Ives는 애플이 AI 구독서비스를 매력적으로 만들면, 앞으로 AI수익 만으로 애플 주가가 지금보다 1주당 75~100달러 정도 더 비싸질 수 있다고 예상하였어요.
여기에 기사에서 언급된 발행주식 수(약 147억 주)를 곱하면 대략 시총이 1.1조~1.47조 달러 수준이 추가되는 거죠.
그래서 “AI에서 발생한 수익으로만 시총 1.5조달러 상승”이라는 표현이 나온 거죠.
물론 이것은 ‘확정’이 아니라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시나리오치고는 계산이 꽤 구체적이라 제가 주목한 거 같아요.
이 전망이 흥미로운 이유는 숫자보다 근거입니다.
애플의 최대 무기는 “Apple already has them”이라는 활성 기기에요.
애플은 이미 25억 대 이상의 활성 기기를 가지고 있고, 그 위에 AI 구독 서비스를 가미할 수 있다는 근거입니다.
AI가 단순히 그 기능으로만 머물면 주가에 미미하게 영향을 주지만, 활성 기기 위에 AI를 구독(Subscription) 형태로 가미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Ives가 말하는 방향도 그쪽이에요. “ AI 기반 구독 서비스 ”로 반복 매출을 만들고, 높은 마진의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을 키워서 애플을 더 ‘서비스 기업’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그림이에요.
결국 핵심은 “Siri가 더 똑똑해진다”가 아니라, “그 똑똑함에 구독이 함께 붙는다”로 이해되더라고요. (요즘 말로는 SaaS처럼, 매달/매년 돈이 들어오는 구조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 SaaS :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를 ‘제품’으로 한 번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로 매달/매년 돈을 받는 방식
여기에 2026년 들어 판을 키운 변수가 하나 더 붙었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공동 성명에서,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pple Foundation Models)이 구글 제미나이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고, “더욱더 개인화된 Siri” 같은 방향성도 언급했습니다.
로이터도 이 협업을 다년간의 협업으로 보도하면서, 2026년 후반 Siri 개편 과정에 제미나이가 들어갈 수 있다는 큰 줄기를 전했습니다. 즉, 단순히 '애플도 AI에 이제 뛰어든다' 수준이 아니라, Siri를 중심으로 한 AI 레이어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밀어붙이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동안 애플이 AI에서 소외돼 보였던 이유가 기술이 없어서라기보다 AI개발로 얻는 수익구조가 안보여서 였다면, 이번 협업은 그 수익화 그림을 더 또렷하게 만들려는 시도로 보였어요.
다만 시장이 선뜻 확신을 못 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결국은 타이밍이에요. 블룸버그 인용 보도에 따르면, 애플 제품의 핵심 기능들이 iOS 26.4에서 바로 다 나오지 못하고 iOS 26.5(2026년 5월 예상) 또는 iOS 27(2026년 9월)로 더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출시 타이밍이 좋지 않으면 제품의 프리미엄이 빠지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상황이라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타이밍을 제일 중요하다고 봤어요. AI는 사용자가 일상에서 매순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가치의 시작이니까요.
그래서 결국 관건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25억대의 활성 기기 중에서 실제로 몇 대가 구독형 Siri를 쓰게 될 것일지?
사용율이 생각보다 낮으면 시총 추가 1.5조달러 같은 숫자는 호접몽에 불과할 것입니다.
둘째, 개발과 결과물이 사용자가 돈을 낼 만큼의 가치가 있는 퀄리티가 나올까?
애플은 기대치가 높은 회사라, 출시 결과물이 조금만 애매해도 대중의 반응이 차갑게 돌아설 수 있거든요.
저는 이런 이슈를 볼 때 결론을 예측으로 내리기보다 한 단계 한단계 체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Siri와 결합된 AI가 사용자가 구독할 가치를 느낄만한 체감을 주는지
- AI 기능이 진짜로 유료 구독(혹은 번들 요금제)으로 출시되는지
- 출시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더라도(또는 일부 지연되더라도) 서비스 매출에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하는지
저는 애플을 장기 투자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단기적 주가 변화보다 AI 서비스가 매출로 이어지는 순간을 더 중요하게 보려고 합니다. Siri가 단순히 똑똑해지는 걸 넘어, 애플의 추가 시총 1조 달러를 열 수 있는 키 될 수 있는지.
그 답은 결국 기능이 아니라 구독과 사용습관이 증명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화 모아보기
이 글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지 투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투자에 관한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