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y vs rich
요즘 rich와 wealthy의 차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인스타를 켜서 잠시 둘러보면 한강 뷰 거실에서 커피 들고 찍은 사진, 갓난아이와 한 달 동안 유럽을 여행하면서 올리는 사진, 반짝이는 고급 자동차, 호텔 조식 사진까지… 화면 속 사람들은 확실히 “나 잘 살아요, 나 부자(rich)예요”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죠.
솔직히 말하면, 정말 화려하고 멋있어요.
그 정도 소비를 하면서도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니까, 어느 정도는 존경심도 들어요.
저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요. “나도 저기 한 번 동참해보고 싶은데.”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부자(rich)의 삶이거든요. 눈에 딱 들어오고, 이해도 쉬운 부자(rich)의 모습이에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어요.
정말 내가 닮고 싶은 건, 보이는 부자(rich)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부자(wealthy)인가.
넷플릭스 다큐 “돈, 돈, 돈을 아십니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넓은 집, 좋은 동네, 화려한 생활이 “성공의 증명”처럼 느껴지지만, 정작 은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그 넓은 집을 정리하고, 적당한 크기의 집으로 옮기면서 오히려 숨이 트이는 사람들이 나와요.
겉으로 보기에는 다운그레이드인데, 삶 전체로 보면 업그레이드에 가까운 선택이죠.
이 다큐에서 강조하던 게 바로 부(wealthy)의 의미였어요.
남에게 보여지는 고가의 집, 고급차, 고급시계가 아닌,
남에게는 잘 안 보이는 것들. 계좌에 적혀 있는 숫자들, 꾸준히 모아 둔 현금성 자산, 은퇴 이후에도 계속 들어오는 현금 흐름 같은 것들 말이에요.
생각해 보면, 고급차나 고급 아파트를 볼 때 우리가 우러러보는 건 사실 그 물건 그 자체인 경우가 많아요.
“와, 저 차 진짜 멋지다”, “저 아파트 단지 진짜 살고싶다" 이런 말은 해도,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 그 집에 사는 사람을 잘 모르면 “저 사람 진짜 대단하다”까지는 잘 안 가잖아요.
저도 그래요. 지나가는 고급차가 멋져 보이지, 그 차속의 운전자를 존경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요즘은 rich보다 wealthy 쪽을 조금 더 집중해 보려고 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데, 속으로는 조용히 부를 쌓아가는 사람들.
필요할 땐 일도 잠깐 쉴 수 있고, 가족과 시간을 늘릴 선택권도 있고, 노후에 대한 불안이 조금은 덜한 사람들.
저는 이쪽이 진짜 부자(wealthy)에 가깝다고 느껴져요.
물론 저도 소비를 안 하는 건 아니에요.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여행 예산은 생각하지 않고 즐기려 해요.
다만 제 기준에서는, 그 여행이 “부(rich)를 과시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 둔 부(wealthy)를 조금 꺼내 쓰는 여행”이라 생각해요.
돈의 심리학에서도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사람은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을, 원 없이 마음껏 누릴 수 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요.
저는 그 문장을 보고, ‘아,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조용히 쌓는 걸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 편하게 하기 위해서, 지금은 계좌 속 숫자를 조금 더 소중히 보는 거죠.
그래서 제 투자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단기적으로 멋진 소비를 보여주기 위한 자산이라기보다, 언젠가 시간을 사기 위한 자산.
패시브 인덱스 펀드나 같은 건 “언제 팔아서 무엇을 살까”보다는, “은퇴 이후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줄까”를 생각하면서 투자를 하며 들고 가고 있어요.
남들 눈에는 잘 안 보이겠지만, 저한테는 이게 훨씬 든든한 부(wealthy)에 가깝게 느껴져요.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당장 보이는 부자(rich)에 더 마음이 끌리는지, 보이지 않는 부자(wealthy)를 지향할 것인지.
저는 당장 인스타 피드에 올라갈 만한 장면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언젠가 제가 진짜 원하는 걸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 오늘도 조용히 부를 쌓아가는 쪽을 선택하고 있어요.
아마 이게, 제가 꿈꾸는 부자(wealthy)와 부자(rich) 사이의 답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