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래세대에 짐이 되고싶으신가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국민연금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가능만 하다면, 지금까지 낸 원금만 돌려받고 더 이상 납입을 하지 않고 싶은 심정이에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안 내고, 안 받고” 싶다는 거죠.
요즘 뉴스를 보면 국민연금이 마치 코스피 지수 방어, 환율 방어용 장작처럼 다뤄지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정치권에서는 코스피 5000 같은 공약을 말하고, 언론 헤드라인에서는 국민연금과 연기금을 ‘증시 안전판’이라 부르거나, 환율 방어 카드처럼 거론하곤 하죠.
저는 그걸 볼 때마다 “내 월급에서 빠져나간 돈이 저기에서 허망하게 쓰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웃긴 노릇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윗세대는 얼마나 냈고, 우리는 얼마나 내고 있을까
세대 간 형평성 이야기를 하려면, 결국 숫자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잖아요.
자료를 찾아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제도 도입 초기인 1988년에는 3%에서 시작했고, 1993년에 6%, 1998년에 9%까지 올라간 뒤 꽤 오랫동안 9%로 유지돼 왔어요.(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즉, 초기에 가입했던 윗세대 일부는 한동안 3%, 6% 수준의 낮은 보험료율로 적은 기간만 내고, 지금은 상당한 연금을 받고 있는 구조예요.
반면 지금 30·40대 세대는 사실상 경력 대부분을 9% 보험료율로 채워야 하고, 앞으로는 개혁안에 따라 13%까지 더 올라가는 구간을 버텨야 하는 입장이에요.(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도입 당시에는 명목 소득대체율이 70% 수준에서 시작해 60%, 50%로 점점 낮아졌고, 지금은 40% 안팎에서 왔다 갔다 하는 구조니까, 받은 돈 대비 낸 돈 비율(수익비)만 놓고 보면 초기 세대가 유리했던 건 부정하기 어려운 그림이에요.
인터넷에서 국민연금이 실시간으로 고갈되는 사진
인터넷에서 “6백만 원 내고 1억 넘게 받는다”는 사례가 돌아다니는 것도 사실 이런 구조에서 나온 극단적인 예라고 봐야겠죠. 물론 누구나 그렇게 받는 건 아니지만,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나는 지금 이렇게까지 많이 내는데, 나중에 저렇게 받을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드는 건 충분히 이해 가능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요.
내 돈인데,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체감이 안 된다
국민연금이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내가 낸 돈을 누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체감이 잘 안 된다는 부분이에요.
DC형 퇴직연금처럼 내가 직접 운용을 선택하고, 성과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온전히 감당하는 구조라면 최소한 ‘내가 결정했다’는 감각이라도 있잖아요.
하지만 국민연금은 그렇지 않아요.
어디에 얼마를 투자하는지, 어떤 정치적·정책적 압력을 받는지, 기사와 국회 논쟁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접하게 돼요.
최근처럼 증시 방어, 환율 리스크 관리 같은 이슈와 국민연금이 함께 언급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솔직히 “이건 내 노후를 위한 기금인가, 정부 재정·시장 정책을 위한 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그런 상황에서 매달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적지 않고, 집값·물가·아이 양육비까지 생각하면 현재 생활 자체가 빠듯해지는 건 현실이에요. “나중에 받을지도 모를 연금”을 위해 “지금의 생활”을 과하게 희생하고 있는 느낌이 들면서, 국민연금이 어느 순간부터는 노후 대비 장치가 아니라 현재 삶에 걸림돌 같은 존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국민연금 이미지
우리 아이 세대는 얼마나 더 내야 할까
더 답답한 건 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각종 재정추계 자료를 보면, 지금 구조를 사실상 유지한다면 앞으로 청년·미래 세대는 보험료율 20~30%대에 가까운 부담을 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거든요.(knnews.co.kr)
이미 9%에서 13%로 올리자는 개혁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지금도 부담이 꽤 큰데,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갈 때쯤엔 도대체 월급의 몇 퍼센트를 더 떼어갈까.”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라면, 그건 제 입장에선 ‘개혁’이 아니라 강제 징수에 가깝게 느껴져요.
그래서, 나는 국민연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제 개인적인 결론은 이거예요.
국민연금이 완전히 없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여전히 “안 내고 안 받고 싶다”라고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이 글은 거창한 해법을 제시하려고 쓴 건 아니에요.
그저 한 사람의 국민연급 가입자로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국민연금이 왜 이렇게까지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제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기록해 두고 싶었을 뿐입니다.
“국민연금, 안내고 안 받고 싶다”라는 이 한 문장 속에, 지금 세대가 느끼는 피로감과 불안이 어느 정도는 담겨 있다고 믿어요.